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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가 꼽은 전후 한국사에서 가장 중요한 소설 10...《로쟈의 한국 현대문학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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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학뉴스 작성일20-02-01 00:00 조회46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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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에서 ‘현대’는 완성되었는가?”
로쟈와 함께 읽는 한국소설의 흐름과 현대문학의 조건

“우리의 삶과 역사는 어떻게 소설이 되었는가”
전후 한국사를 들여다보는 가장 중요한 소설 10


《로쟈의 한국 현대문학 수업》은 서평가 ‘로쟈’로 활동해온 이현우가 최초로 ‘한국현대문학’을 주제로 진행한 강의를 묶어 펴낸 책이다. 그간 세계문학과 러시아문학을 강의해온 저자가 세계문학의 흐름에 바탕을 두고 한국문학을 읽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교과서에서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작가부터 그동안 문학사에서 소외돼왔지만 새로이 발굴한 작가에 이르기까지 이 책은 전후 한국문학을 이끌었던 대표 작가 10인의 소설을 읽어나가며 한국인과 한국 사회의 정체를 탐구한다. 한국전쟁 직후 아무것도 없던 폐허에서 오늘날 이른바 ‘선진국’의 지위에 올라서기까지 ‘한국현대문학’ 작가들은 화려한 성장의 이면에 감춰진 우리의 삶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자 했다. 단순히 각 작품의 내용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시대의 문제의식을 포착한 작가의 작품세계를 폭넓게 들여다보는 이 책은 세계문학이라는 더 넓은 지도에서 한국문학을 조망함으로써 우리의 삶과 역사를 이해하는 안목을 한 단계 더 높여준다.

1950년대 손창섭부터 1960년대 이병주까지
역사적 격변 속에서 혼란을 겪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탐구하다
《로쟈의 한국 현대문학 수업》은 한국문학의 흐름과 문학사조의 발전을 10년의 주기로 구분한다. 1950년대부터 한국현대문학 작가들은 역사적 격변을 맞이하는 과정에서 혼란을 겪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탐구하고자 했다. 모든 것을 핏덩이로 만드는 전쟁의 후유증을 반영하여 인간을 동물의 형상으로 전락시킨 손창섭은 《비 오는 날》 등의 작품을 통해 암울한 시대적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내고자 했다. 이어서 등장한 4?19세대 작가들은 좌우 이념의 대립 속에서 혼란을 겪는 인물들을 내세우며 어떤 체제에도 포섭되지 않는 개별적 인간의 형상을 탐구했다. 남북한 체제의 실상을 과감하게 비판한 최인훈의 《광장》은 주인공 이명준이 중립국을 선택하고 ‘자살’로 결말을 맺는다는 점에서 현대적인 장편소설로 나아가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에 이병주는 《관부연락선》을 통해 해방 이후 동아시아를 무대로 활약하고 제자들까지 양성한 주인공 유태림의 일대기를 그려냄으로써 한국적인 장편소설을 내놓았다는 중요한 의의가 있다.

1960년대 김승옥부터 1970년대 조세희까지
자본주의에서 나타나는 인간상과 사회적 모순을 파헤치다
한국현대문학은 1960년대부터 나타난 자본주의의 인간상과 사회적 모순의 실체를 파헤치고자 했다. 김승옥은 《무진기행》에서 고향을 떠나 속물이 되어가는 무기력한 도시인 윤희중을 통해 거대한 사회적 변화 앞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와 비슷하게 산업화에 따른 고향 상실을 주제로 하면서도 하층계급의 실상을 묘사하며 전혀 다른 풍경을 제시한 작품이 황석영의 《삼포 가는 길》이다. 이후 1970년대 중반부터 나타난 박정희 정권의 ‘개발독재’를 소록도 한센병 환자촌의 실화를 바탕으로 우회적으로 비판한 소설이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이다. 또한 급속도로 산업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하층계급과 상층계급 사이에 일어나는 첨예한 갈등을 묘사한 조세희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있다. 《로쟈의 한국 현대문학 수업》은 이들 각 작품의 주제에 대응하는 세계문학의 흐름까지 보여주며 한국소설이 에밀 졸라나 막심 고리키의 문학과 같은 ‘비판적 리얼리즘’을 충분히 발전시키지 못했다는 한계까지 지적한다.

1980년대 이문열에서 1990년대 이승우까지
‘자전소설’을 통해 개인의 삶을 문학적 과제로 승화시키다
한국소설은 당대의 역사적 상황을 짚는 것을 넘어 ‘개인’이 겪는 삶의 문제에 주목하는 단계로 나아갔다. 1980년대부터 등장한 한국의 ‘교양소설’들은 작가의 개인적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자전소설’의 형식을 많이 띠었다.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은 고시 공부를 거쳐 대학 생활을 하는 한 개인의 이야기를 펼쳐내며 괴테나 헤세의 문학에 버금가는 ‘한국식 교양소설’로서 평가를 받았다. 중산층으로 도약하려는 주인공의 열망을 보여준 이 소설은 그러나 작가의 자의식이 비참한 사회적 현실에 조응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인성은 《낯선 시간 속으로》를 통해 막강한 아버지 앞에 주눅 든 아들의 형상을 난해하지만 개성 있는 문체로 그려내며 한국소설에서 모더니즘의 길을 개척했다. 그러나 제임스 조이스의 ‘성공하는 서사’와 카프카와 베케트의 ‘실패하는 서사’ 사이를 오가며 이인성은 완성된 작품세계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이승우의 《생의 이면》은 작가가 자신의 삶에 비추어 오이디푸스 신화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와 같이 공감과 치료의 문학으로 평가 받았다는 점에서 해외의 독자들에게도 큰 주목을 받았다.

“소설은 이야기가 아니다”
문학의 본질로 돌아가 다시 묻는 ‘현대소설의 조건’
《로쟈의 한국 현대문학 수업》은 단순히 한국문학의 역사를 조망하는 것을 넘어 각 작품을 다른 분야의 텍스트와 함께 읽어나가며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가령 최인훈의 《광장》에서 제기된 문제의식(광장 대 밀실의 이분법)에 대한 해답을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에서 얻기도 한다(광장과 밀실의 얽힘). 또한 저자는 세계문학의 흐름에 비해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이 취약한 한국문학의 한계를 지적하며 그 원인으로 ‘장편소설의 결여’를 제시한다. 소설을 하나의 잘 짜여진 ‘장르’나 재미있는 ‘이야기’로만 이해해왔던 우리에게 이 책은 한국문학에 부족했던 ‘현대소설의 조건’이란 무엇인지 제시한다. 신화나 서사시, 고전문학과 구분되는 현대소설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근대성에 대한 탐구’다. 한국소설의 한계와 성취를 새로운 시선으로 조명하는 이 책은 다가올 시대정신과 그에 걸맞은 위대한 작품이란 무엇인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중요한 가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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